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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광고 영업사원이 한달동안 한일

by 달달한 너두아라야지 2020. 9. 24.

그날도 숙취때문에 아침부터 힘들었다.

회사와 집의 거리는 한시간이 넘었고 9호선 사람들은 넘쳐났다.

세상에서 제일 불쾌한 부비부비를 하고 나서야 회사에 도착했다. 다행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모니터를 켜자마자 이번달 내 실적이 보인다. 타 부서 막내보다 실적이 낮다. 오늘 또 팀장한테 욕을 먹고 시작하겠다.

 

아침에 회의를 끝내고 명함은 가방에 넣고 서류가방을 들고 나왔다.

해가 너무 쨍쨍해서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자켓을 벗어 손에 쥐었다.

조금 전에 내렸던 그 지하철을 다시 탔다.

구두와 넥타이. 특히 이 서류가방은 왠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든다.

 

200장이다. 오늘도 내가 가져와야 할 가게 명함 갯수다.

음식점이 모여있는 상권을 돌며 내 명함과 브로셔를 놓고 인사를 건낸다. 

대부분 사장이 없어 카운터에 있는 명함을 훔치듯 갖고 나온다. 

오늘도 계약을 바라고 나온건 아니다. 혼나지 않으려면 200개의 명함을 가져가야 한다. 

 

한참을 돌다보니 주머니엔 가게 명함들로 볼록하다.

사람이 없는 골목 구석에 가서 명함 갯수를 세어봤다.

80장 정도다.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가만히 그자리에서 두개를 연달아 피고 다른 가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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